이 영화는 나름 작품성이 있고, 유명하다고 해서 감상하게 되었는데, 지루하기만 했던 영화로 기억되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이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것 같습니다. 지루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똑같은 하루를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누어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작품입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 ‘선택’에 따라 얼마나 전혀 다른 감정과 관계가 생길 수 있는지를 조용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최근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결정적으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시기가 이 영화를 제작하고 있을 때라고 합니다.
왠지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극중에서 영화감독으로 등장하는 "함춘수"라는 이름이 홍상수 감독 본인이고, 본인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함춘수 (정재영) : 중년의 영화감독. 외롭고 예민하며,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잘 포장하려 노력 합니다. 순간의 욕망에 솔직하지만, 그 솔직함이 항상 옳은 건 아니라는 것을 모릅니다
윤희정 (김민희): 강릉에 살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 조용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인물로, 상대방의 말과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춘수와의 만남을 통해 자기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주요 줄거리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가 강연을 위해 수원에 하루 일찍 도착하면서 시작됩니다. 춘수는 우연히 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춘수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집니다. 영화는 이러한 만남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같은 상황이지만 인물들의 대화, 행동, 감정은 미묘하게 다르게 전개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진실의 상대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2. 인상 깊은 대사 및 장면
- "그림이든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극중에서 윤희정 한 이 대사는 사람과 예술 작품을 판단하거나 평가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홍상수 감독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인간관계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윤희정은 함춘수(정재영)의 솔직하지 못한 모습에 실망하면서도, 그의 내면에 있는 진솔한 면모를 발견하려 노력합니다. 이는 그녀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 춘수가 자신의 결혼 사실을 고백하는 장면 :이 장면은 인간관계에서 진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솔직함의 부재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함춘수의 고백은 윤희정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두 사람 사이의 낭만적인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립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영화는 '맞고 틀림'의 상대성을 더욱 강조하며, 같은 상황이라도 진실의 유무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줍니다.
3. 총평 및 영화의 특징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대단한 사건 하나 없이도,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사소한 말투, 감정의 진실성, 혹은 타이밍 하나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결국, “지금은 맞지만 그때는 틀렸던” 누군가의 태도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춘수처럼 행동한 적은 없을까.(물론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이란 이름으로 누군가를 피곤하게 하진 않았을까.
이 영화는 같은 하루를 두 번 보여준다는 실험적 구조로 같은 시공간에서 시작된 두 이야기는, 인물의 감정 표현 방식과 진심의 유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홍상수 감독은 이를 통해 “우리는 매일 어떤 선택을 하고 사는가”를 조용히 묻고 있습니다. 현실 같은 대사, 어색하고 반복적인 대화, 긴 정적. 때로는 지루하지만, 오히려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두 배우 모두 절제된 감정선으로 인물을 표현합니다. 특히 김민희는 대사보다 표정과 눈빛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받고 기대하는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